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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무원의 옛 카지노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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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200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4-18 14:48



2008년 겨울 어느 토요일.. 


처음으로 강원랜드 머신에서 돈을 따게 되었습니다. 

500원짜리 동전 2,700개를 만원짜리 지폐와 수표로 환전한 후, 곧바로 강원랜드 문을 나섰습니다.


물론 '게임을 더 해볼까??'라는 생각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왜 그랬는지 그 135만 원으로도 너무 뿌듯했고, 친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길로 태백을 지나 동해바다까지 달린 우리 일행은 삼척 임원항에 있는 어느 모텔에 짐을 풀고 모듬회에 소주 한 잔을 마시며 오늘의 무용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에도 제 머릿속은 온통 강원랜드 머신의 움직이는 화면과 아저씨들 어깨 너머로 보이는 테이블 게임의 카드만 떠올랐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강원랜드에서의 기억을 잠시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근무를 하던 중, 나를 아주 예뻐해 주시던 과장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홍콩에는 한번 가봤나??"


"아직 가보지 않았습니다.."


"XXX 프로젝트 때문에 제가 다음 달에 장관님 홍콩 방문을 수행하게 되는데, 나와 함께 동행하지 않겠는가? 이번 기회에 국제적인 시각도 키우고 말이지..?"


연공서열이 확실한 공무원 세계에서 공무원으로 들어온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저에게 장관님 수행을 보조하며 해외 출장을 다녀온다는 것은 매우 파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우리 동기들은 물론 선배 기수에서도 유례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선배분들도 계신데, 제가 가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과장님의 제안이 기쁘기는 했지만, 그래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내가 가자면 가는 것이지."


과장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저는 얼떨결에 장관님 일행을 수행하며 홍콩 출장을 따라 나서게 되었습니다.


출장을 가기 전, 홍콩 금융가에서 일하는 친한 대학 선배 형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너~ 홍콩에 오면 꼭 연락해! 이 형님이 그때는 휴가를 내고 제대로 놀아줄테니까~"


4박5일의 홍콩 출장은 장관님의, 스케줄에 따라 상당히 빽빽하게 짜여진 일정이었고, 

수행원 중 막내이던 저는, 개인 일정따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홍콩 관광이나 쇼핑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선배 형님도 전화 통화만 하고 만나지도 못한 채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야~ 너, 아무리 일 때문에 왔다곤 하지만 그냥 가면 어떡하냐~? 다음에 주말 끼워서 다시 한번 와~"


"알겠습니다, 형님.. 제가 시간을 내서 다시 올게요!"


그리고 출장 다녀온 2주 후 금요일에 연가를 내고 2박 3일 일정으로 형제처럼 지냈던 선배 형님을 만나러 다시 홍콩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홍콩 로컬의 맛집과 옛날 홍콩 느와르 영화 장면이 담긴 오래된 빌딩들을 돌아보던 저에게 선배 형님은 갑작스럽게 묻습니다.














"너 마카오에 가볼래?"


그 형님이 조용히 '너 마카오에 가볼래??'라고 묻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가나요?"


"성완에서 페리를 타면 금방이고..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어~~"


우리는 당일치기로 마카오에 다녀오기로 하고, 토요일 아침 성완 페리터미널에서 마카오행 페리에 올랐습니다.


어린 시절 영화 정전자를 보며 마카오는 도박도시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생각으론 알고 있었지만 실제론 보지 못했었습니다.


홍콩에서 탄 페리가 마카오항구에, 도착할 때에쯤 보이는, 금빛으로 번쩍이는 건물에 빨갛게 쓰인 金沙..  그 건물(샌즈 카지노)은 지난 겨울에 갔던 강원랜드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였습니다.


선배 형님은 제일 먼저 세나도 광장 주변에서 에그타르트를 사주고 세인트폴 성당 등 올드타운 주변을 구경시켜 주셨는데, 저는 다른 관광지는 관심 없고 얼른 주윤발이 되어 카지노를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형님! 방금, 페리 터미널 옆에 있던 곳으로 가죠."


그렇게 샌즈 카지노로 향한 저는 그 웅장한 규모에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정신없는 시장 같은 강원랜드만 보다가, 이곳 샌즈 카지노는 강원랜드랑 비교 조차 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우선 홍콩달러 500불을 칩으로 바꾸었는데, 500불로는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돈 전부와 선배 형님께서 살짝 빌린 돈 3천불을 칩으로 바꾸니 아주 넉넉하지는 않지만 테이블 게임 몇 판 할 만큼은 되었습니다.


샌즈 카지노의 광활한 공간을 지나가며 바카라, 블랙잭, 룰렛 등을 보는데, 선배 형님은


"저 게임들은 아직 룰을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제일 쉬운 걸로 해보자."라고 하며 저를 다이사이 테이블로 데려가셨습니다.


주사위 세 개의 합이 큰지 작은지, 홀수인지 짝수인지, 숫자 조합에 따라 돈을 걸면 확률에 따라 배당액을 주는데, 제가 보기에는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강원랜드 갔을 때도 세 겹으로 둘러싸인 다이사이 테이블에서 어깨 너머로 구경하던 적도 있어서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다이사이 게임.


미니멈 금액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으나, '소'에 5백불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강원랜드는 뚜껑이 없었는데, 마카오 샌즈 카지노는 뚜껑을 덮은 채로 주사위가 튕겨집니다.


딜러가 "노 모어 뱃"이라고 말하고 버튼을 누르면 통통통 소리가 몇 번 나고 뚜껑이 열립니다.


'2- 2- 3' '소' 승리


제 카지노 테이블 게임 첫 성적입니다.


"어라? 이거 어렵지 않네..!"


다시, 5백불을 '소'에 걸었습니다.


다시, 통통!!! 소리가 나고 뚜껑이 열리며


'1- 2- 5' '소' 승리!


"내가.. 이거 타고났나 본데?"


기분이 좋아진 저는 다이사이 게임을 몇 판 더 했는데, 한 시간 만에 2만불 정도를 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저를 데리고 온 선배 형님은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제, 그만 가자~!"


가만 생각해보면 이형님은 홍콩에서도 좋은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그쪽 사회에서 카지노는 즐기긴 하되 어느 정도껏 즐겨야 한다고 교육을 충분히 받지 않았을까?


샌즈 카지노에서 나와서, 마카오 로컬 거리를 걷다, 페리를 타고 홍콩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지난번 강원랜드를 다녀왔을 때 처럼 머릿속은 온통 주사위가 통통 튀는 모습만 그려졌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처음 강원랜드를 갔을 때와 처음 마카오를 갔을 때 4만원으로 135만원을 만들고, 3천불로 2만불을 만든 것은 카지노의 악마가 저를 잡아먹기 위한 미끼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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