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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은 스타월드 호텔 5층 갤럭시 카지노의 홀덤 테이블에서 양아치가 마지막이라면서,

3천불을 수혈해 왔는데, 앉자마자 플롭에서 올인을 쳤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놈가 그냥 열고 하는 구나, 멍청한 자식이라고 생각했지만, 

보통 플롭에서부터 3천불 올인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다들 죽고 말지 하면서 다 죽었고, 어떤 중국인 아저씨 하나만 잠깐 망설이는 중이었는데, 그 멍청한 놈가 또 얼굴이 하얗게 되어서 나를 쳐다보는 거예요. 

그리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한 거죠. 

"저, 또 잘못 눌렀어요. 쉬파, 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애처로운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데, 멍청한.."

아무리 멍청하기 그지 없는 중국인이라도 눈치로 그 상황을 모르겠어요? 

그 홀덤 기계는 베팅하고 올인 버튼이 붙어 있는데다가 자꾸 하다보면 그냥 습관적으로 베팅 버튼을 누르고 컨펌 버튼을 누르게 되거든요.

그 양아치가 가만히 있었으면 상대가 죽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애처로운 눈빛을 나한테만 보낸 것이 아니라 다 죽고 자기 옆에 혼자 있는 중국인 아저씨한테도 보인 거예요. 

그 아저씨는 눈치를 깠어, 망설이던 얼굴에서 활짝 얼굴이 펴서 올인 콜을 하려던 참이었어요. 

약간 딜레이 타임이 있었는데, 이 양아치 놈는 자기 때문에 패가 뽀록 났다고 감을 잡았고 갑자기 그 아저씨한테 하소연을 해대는 거예요.

"플리즈, 노 콜! 마이 미스테이크, 플리즈" 

잘만하면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겠더라고요.

 잠깐 생각하던 중국 아저씨는 이놈이 진심 실수로 올인했다고 판단, 사람 좋게 실실 웃으면서 그냥 죽어줬을까? 절대 아니죠! 

아주 웃는 얼굴로 "땡큐 베리마치" 였어요. 

중국인을 뭘로 보고, 이 놈는 포켓하고 플롭 3장까지 합쳐서 4원 페어, 아저씨는 포켓에 에이스하고 퀸이었어요. 

플롭에 에이스가 하나 있었으니, 아원이지. 턴하고 리버서, 4가 나오든, 아니면 손에 든 다른 카드, 투페어가 아닌 이상 아저씨의 승리는 거의 확정, 

홀덤 많이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하이원페어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아주 많아요. 투페어면 환상이고.

이 양아치가 아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아저씨를 쳐다보구선 허탈한 표정으로 인상 찡그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확률 표시가 기억나지 않았지만 거의 아저씨가 7~80% 이상 이기는 거였죠. 

그런데, 놀랍게도 턴에서 4가 나왔어요! 양아치 놈 4봉! 

아저씨는 아투! 갑자기 승률 표시가 확 바뀌면서 95% 이상 양아치 놈가 이기는 걸로 나타났지! ....세상에 이런 일이!

이 양아치가 바로 직전까지  애처로운 눈빛을 보이며 살살좀 "플리즈" 하던게 때가 몇 초 전인데, 

나를 빤히~ 보더니 주먹을 쥐며, 흔들면서 아주 큰 목소리로 "이거 보세요!! 이것이 포커입니다!!" 하는 거예요..?

 나도 참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그 양아치 놈는 그 주먹을 중국인 아저씨한테도 흔들면서 "예스! 예스!" 하면서 거의 환호성을 질러대는 분위기였어요. 

하긴 그 심정 이해할 만도 해요, 개패들고 터치스크린 잘못 눌러서 3천불을 4원페어로 올인 쳤는데 그걸 따라들어오게 해서 먹게 되면 6천 불 이상 먹게 되는 거 아냐,

그야 말로 양아치 놈 입장에서는 대박이죠.

중국인 아저씨가 아주 침통한 표정으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는데, 

리버가 뭐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에 양아치 놈가 한국말로 장고에 레이스 한다고 졸라 x랄 했던 중국 아줌마가 펄쩍 뛰어오르더니, 

그 중국 아저씨의 어깨를 사정없이 흔드는 거예요. 호떡집에 불난다는 말 알지? 딱 그 꼴이었어요! 왜냐면 리버에서 에이스가 날아와 꽂혔으니까, 

남은 에이스는 두 장이었는데 그 두 장 중의 한 장이 날아와서 사뿐하게 스크린에 앉았으니 난리가 날 만도 하지요,

아저씨는 아집, 양아치 4집. 잠깐 멍해있다가 정신을 차리던 중국인 아저씨는 만세를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좀 전까지 나한테 "이거 보세요! 이게 바로 포커입니다!!!" 하면서 떠들던 양아치 놈는 나한테 뭐라고 했느냐면, 

"아, 잘못 누른 건데, 잘못 누른 건데," 하면서 나를 쳐다 보길래,

 "이거 보세요! 이게 바로 포커입니다!!!"라고 말할려다가 불쌍해서 그만 뒀어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중국인을 한 번 쳐다본 그 양아치 놈는 허탈한 발걸음으로 포커장을 나갔지요. 

그 이후로는 볼 수 없었어요. 아마 한국 돌아가서 착실하게 살고 있으려나 몰라~

다음은 딜러한테 욕하는 한국인들 얘기를 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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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에 계속..